집-차-로봇을 잇는 엘리베이터
기술의 혁신은 주거, 업무, 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시로 인구 집중이 가속화되면서 빌딩이 날로 대형화되자 빌딩 내에서의 이동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 그동안은 건물 밖에서 이뤄지는 모빌리티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건물 안에서 이뤄지는 모빌리티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모빌리티 산업의 변화는 건물 중심의 발전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사람의 이동이 줄면서 배송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건물 앞까지의 배송’과 ‘건물 안에서의 배송’을 나눠서 생각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 이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비대면을 위해 자동화 기술이 크게 발전한 점도 특징이다. 로봇, 자율주행차 등 관련 기술이 눈에 띄게 성장하면서 이제 사람의 이동과 로봇의 이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친환경 모빌리티가 중요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맞물려 배터리와 구동 모터 중심의 모빌리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동'개념확장해야 할 때

세상은 지금 인간과 로봇이 모두 편리하게 이동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로봇의 이동을 고려한 ‘로봇 친화형 빌딩’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음식이나 물건을 배달하는 것은 물론 대단지 아파트나 대형 빌딩에서는 로봇을 타고 건물 안팎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실내 배달 로봇을 선보이고 있으며 서울시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테헤란로 로봇거리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 중인 실내 배달 로봇 딜리타워
네이버 신사옥 ‘1784’에 설치된 세계 최초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네이버(현대무벡스)
이런 상황에서 엘리베이터 산업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엘리베이터는 사용자에게 집-차-로봇을 이어주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차에서 내린 사용자가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수 있도록 차와 엘리베이터의 연결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고, 배송 로봇이 무리 없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로봇과 엘리베이터 간 통신 기술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엘리베이터의 통신 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와 로봇의 통신 표준화 및 보안 기술 표준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인간과 로봇의 동시 이동을 위해서 효율적인 운행 스케줄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계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CES 2023’를 보면 분야를 막론한 모든 기업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의 캄테크, LG의 앰비언트 컴퓨팅, 벤츠의 프로액티브 AI 등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자의 상황을 스스로 파악해 필요한 것을 알아서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곳곳에서 시연됐다. 엘리베이터 산업도 다르지 않다. 앞으로 엘리베이터도 사용자와 로봇의 편리한 이동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개념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용자의 공간은 스마트홈에서 스마트카로, 더 나아가 메타버스의 가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언젠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미래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글·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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