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가 지구를 살리는 방법
2020년 10월 28일, 정부가 ‘2050 탄소 중립 선언’을 발표했다. 이후 각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다양하게 펼치는 가운데 승강기 산업도 나름의 방법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승강기 회생제동장치다. 과연 어떤 원리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걸까?
18세기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 지구는 10년마다 0.2℃씩 뜨거워지고 있다. 인류가 온실가스를 지나치게 배출하면서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것. 이와 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막기 위해 많은 나라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중력이 만드는 에너지

엘리베이터 회생 전력 발생 동작 원리 ⓒ한국전력공사

승강기 산업에서는 승강기 회생제동장치로 탄소 중립에 일조하고 있는데, 그 원리는 간단하다. 전동기는 전기적인 에너지를 기계적인 에너지로 활용하는 모터링(Motoring) 동작이 기본 역할이다. 그러나 전기에너지 없이 순수한 기계적인 운동에너지만으로 회전하는 구간에서는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Generating) 동작의 기능도 수행한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는 전동기 부하를 줄이기 위해 카의 무게(정격 하중 포함)를 보상해주는 균형추를 사용한다. 이를 권상(Traction) 방식이라 한다. 이 방식은 카가 균형추보다 무거운 상태에서 상승하거나 카가 균형추보다 가벼운 상태에서 하강해야 할 때에는 전동기에 전기에너지를 투입해 기계적인 운동을 발생시키는 모터링 동작을 수행한다. 그러나 카가 균형추보다 가벼운 상태에서 상승하거나 카가 균형추보다 무거운 상태에서 하강할 경우에는 중력을 이용해 전동기가 회전할 수 있어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발전 동작을 하게 된다. 이때 얻어지는 전기에너지를 재생에너지의 일종인 회생 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를 회생제동장치라 하며, 이 회생 전력은 한국전력에 다시 보내주거나 건물 내부에서 재활용할 수 있다.

회생제동장치는 추가 설비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은 컨버터와 인버터를 함께 사용하는 고급·고속 기종 엘리베이터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나머지 중저속 엘리베이터의 경우에는 발전되는 전기에너지를 값싼 저항 제동을 이용해 열로 소모해버렸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그린에너지 정책, 시민단체들의 ESG 활동 강화 등의 영향으로 중저속 기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 회생전력형 인버터가 개발되고 있으며 고객들이 요구하면 이 장치를 적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설치된 대다수의 엘리베이터는 회생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를 아직도 열로 버리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탄소 배출량이 없어지는 그날 까지!

승강기 종류별 보유 현황 ⓒ한국승강기안전공단

2022년 9월초 기준으로 국내에는 약 80만 대의 승강기가 설치돼있다. 이중에서 엘리베이터의 비중은 휠체어리프트, 무빙워크, 에스컬레이터를 제외하면 95% 이상이다. 정확한 통계는 구할 수 없지만 통상적으로 중저속 엘리베이터가 전체 엘리베이터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 대부분이 회생제동장치가 없어 회생 가능한 에너지를 버리고 있다. 만약 기존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에 회생제동장치를 설치한다면 버려지고 있는 에너지의 10~40%를 회생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부터 용량 7.5kW~110kW 범위에 해당하는 엘리베이터를 대상으로 시행 중인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효율 향상 사업은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기존의 저항제동장치를 회생제동장치로 교체하는 고객에게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최근 수원시, 고양시, 창원시 등과 공동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2019년부터 서울에너지공사와 공동으로 승강기 회생제동장치를 통한 온실가스 설치 감축 외부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으로 지난 7월에는 승강기 회생제동장치 분야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했다. 인증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온실가스 168톤으로, 공동주택 10개소 승강기에 설치한 회생제동장치 177대가 약 2.5년간 절감한 양이다.

이와 같이 승강기 산업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신규 설치 엘리베이터 회생전력형 인버터 설치 의무화, 공공기관 설치 현장 회생제동장치 의무 적용 방안 등 국가 차원의 움직임이 더해진다면 그 효과는 무궁무진하게 커지리라 기대해본다.

글 · 김승호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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