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트렌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가 옴니보어(Omnivore)다. 라틴어로 ‘모든 것을 먹는 자’를 의미하지만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고도 해석한다. 특정한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방식이 마치 잡식동물과 비슷하다.
옴니보어 소비자들은 취향과 목적에 따라 소비 기준을 유연하게 바꾼다. 그렇다 보니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개인의 경험이나 만족감을 더 중시하며, 상황을 중심으로 소비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값비싼 명품과 가성비 제품을 두루 사용하거나 친환경∙로컬∙윤리 제품 등 가치 소비를 선호하기도 한다. 구매 채널도 한 군데로 국한하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충성도에 의존하지 말고 경험을 발굴하라
소비 방식의 변화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그동안 세대나 성별을 기준으로 고객을 집단화했다면,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 등 상황적 기준으로 고객을 세분화해야 한다. 동년배 자녀를 둔 부모의 나이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고 스포츠를 즐기는 여성 수도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가수 지드래곤을 필두로 매니큐어를 바르거나 치마를 입는 남자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약해졌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된다. 앞으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차별화된 가치를 선보이지 못하는 브랜드는 아무리 정통성이 있어도 소비자 이탈을 막을 수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O2O(Online to Offline)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온라인에서 예약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체험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상담한 고객을 온라인에서 할인해주는 방식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나이키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을 통해 시즌별 훈련 콘텐츠, 개인 피드백 등을 제공해 소비자를 브랜드 속으로 끌어들였다. 그 결과 회원들은 앱 안에서 코칭을 받고 동기부여를 얻으며 자연스럽게 제품 구매를 고민하게 된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에서는 개인 맞춤형 트레이닝 가이드, 건강 관련 읽을거리, 목표 달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사진 출처: nike.com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앱에서는 개인 맞춤형 트레이닝 가이드, 건강 관련 읽을거리, 목표 달성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했다. 사진 출처: nike.com
‘옴니보어’는 단순히 유통업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키워드가 아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경험 욕구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 하는 고민은 제품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모든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지금의 소비자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맞는 총체적 경험을 기대한다. 즉, 기능이 우수한 제품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각자의 필요와 맥락을 반영한 맞춤형 솔루션이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엘리베이터 역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디자인, 안전, 친환경, 디지털, 편의성 등 다양한 가치를 고려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도 소비자의 눈높이를 더 유연하게 읽어내 옴니보어 소비자에게 선택 받을 수 있는 기준을 재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