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 지 두 계절이 지날 즈음 정상에 오를 때마다 주변에서 “인증했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고 보니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도전하는 챌린지가 있었던 것. 한창 등산에 빠져 있던 류한민 기사의 귀가 솔깃했다. 전국 100개의 명산을 탄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뛴 류 기사는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2022년 1월 9일 계룡산을 시작으로 단 288일 만에 100대 명산 완등을 이뤘다. 인증 명패도 소중하지만 산을 통해 도전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는 류 기사. 그의 100대 명산 완등기이자 도전의 여정을 11문 11답으로 만나본다.
1년도 안돼 100대 명산에 모두 올랐다. 얼마나 자주 산을 찾았나?
주말에는 거의 매주 갔다. 휴가를 내서 5일 내내 산을 탄 적이 있는데, 적어도 하루에 산 2곳은 올랐다. 최장 14시간 정도 걸린 적도 있다. 많이 탈 때는 1일 5산을 하기도 했다. 지리산 산맥을 넘는 화대종주(반야봉 경유) 48km는 무박으로 완주했다.
야간 산행도 필수일 텐데 위험하거나 무섭지는 않나?
딱히 힘든 점은 없었다. 단, 고라니 울음 소리가 사람 비명과 닮아 소름 끼치는 정도다. 출발 전 랜턴 배터리를 꼭 확인하는 습관은 강조하고 싶다.
등산 스타일은 어떤가?
빠르게 올라가고 빠르게 내려온다. 짐도 날씨에 대비한 옷 말고는 물이 전부다. 겨울에는 라면 정도? 다른 먹거리는 챙기지 않는다. 나홀로 산행이 편해서 100곳 중 75곳은 혼자 올랐다.
100대 명산 완등 인증은 어떻게 하나?
BAC(BLACKYAK ALPINE CLUB) 앱에 100대 명산 인증 프로그램이 있다. 완등하면 지도에 붉은색 점이 찍혀 한눈에 알 수 있고, 등정률도 나와 동기부여가 된다. 개인적으로 정상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작은 삼각대와 셔터 리모컨을 챙겼다.
가장 좋아하는 산은 어디인가?
반면 실망한 산이 있다면?
반면 실망한 산이 있다면?
충주에서도 가까운 제천 월악산 제비봉을 가장 좋아하고 지인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짧은 등산 거리(1시간 반) 대비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어 좋다. 가평 명지산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100대 명산 중 하나인데도 정비가 안 돼 있어 수풀을 헤치며 등산해야 한다.
100대 명산 완등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한창 설레고 열정이 넘치는 초반에 먼 곳부터 도전해야 한다.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면 후반에 지치고 늘어진다. 접근이 까다로운 마니산이나 전라남도, 변산반도 일대의 산부터 시작해도 좋다.
100대 명산 완등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성격이 급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했는데 산을 오르고 차분해졌다. 이해심과 품이 넓어졌다고 할까. 산을 닮게 됐다. 또 도전 속에서 행복을 찾게 됐다. 거창하진 않지만 일상 속 크고 작은 도전을 통해 활력과 즐거움을 얻고 있다.
앞으로 꼭 오르고 싶은 산이 있나?
대한민국 명산들을 오르다 보니 북한의 명산도 궁금해졌다. 길이 열린다면 한반도 북단의 산도 꼭 오르고 싶다.